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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혁명_박용우(요요반복, 인슐린 저항성, 대사유연성)

by krrng26 2026. 4. 20.

 

세 번의 10kg 이상 감량, 그리고 세 번의 요요. 저는 이게 전부 의지력 부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몸 자체가 망가졌던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용우 박사의 『내 몸 혁명』은 체중계 숫자가 아니라 신진대사 회복을 먼저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요요가 습관 탓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다이어트를 해본 분이라면 이 상황이 낯설지 않을 겁니다. 열심히 뺐는데 1~2년 지나면 다시 돌아오고, 심지어 감량 전보다 더 늘어나 있는 체중. 저는 세 번이나 이 패턴을 반복했습니다.

 

첫 번째는 출산 후 홈트레이닝과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여 9개월간 12kg을 뺐고, 두 번째는 개인 PT와 식단 관리를 병행해 3개월 만에 12kg을 감량했습니다. 세 번째는 요가와 헬스를 10개월간 병행해 10kg을 뺐습니다. 그리고 지금 다시 8kg이 쌓인 몸으로 네 번째 다이어트를 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운동도 했고, 식단도 바꿨는데 왜 몸은 계속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걸까요? 이 책은 그 답을 "인슐린 저항성"에서 찾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세포가 인슐린 신호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혈당을 조절하는 스위치가 고장난 것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탄수화물을 조금만 먹어도 지방으로 쌓이기 쉬워지고, 반대로 지방을 에너지로 꺼내 쓰는 능력도 떨어집니다.

 

더 흥미로웠던 건 비만의 원인에 대한 시각이었습니다. 많이 먹어서 살이 찌는 게 아니라, 신진대사가 무너졌기 때문에 과식하게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는 겁니다.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셈인데, 이 관점에서 보면 제가 탄수화물과 단 음식을 끊지 못했던 것도 단순한 의지력 문제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사유연성(metabolic flexibility)이라는 개념도 여기서 등장합니다. 대사유연성이란 몸이 상황에 따라 당과 지방을 유연하게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이 떨어지면 지방을 제대로 태우지 못하고 당에만 의존하게 되어 쉽게 배고프고 쉽게 살이 찝니다. 국내 비만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칼로리 계산이 아니라 대사 회복이 핵심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의 핵심 주장은 명확합니다. 칼로리를 줄이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망가진 대사를 회복시키는 것이 먼저라는 겁니다.

 

칼로리를 줄이는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습니다. 두 번째 다이어트 때 3개월간 PT를 받으며 식단 조절로 12kg을 뺐을 때, 정말 드라마틱하게 숫자가 줄었습니다. 하지만 운동을 멈추고 식단 제한을 풀었을 때 몸은 빠르게 이전 상태로 돌아갔고, 오히려 이전보다 더 쉽게 살이 찌는 몸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근육은 빠지고 체지방만 남은 상태에서 다시 먹기 시작하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회복의 핵심 도구는 간헐적 단식입니다. 간헐적 단식은 단순히 식사를 건너뛰는 것이 아니라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치료적 접근입니다. 인슐린이 낮게 유지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은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모드로 전환됩니다. 여기에 더해 의자중독(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습관)에서 벗어나는 것도 강조합니다. 근육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포도당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이것이 골격근의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간헐적 단식이나 저탄수화물 식단은 실제로 해보면 처음 며칠이 가장 힘듭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에너지 저하와 두통이 오는데, 이게 몸이 지방 대사 스위치로 전환되는 과정이라는 걸 미리 알았다면 포기하지 않았을 텐데 싶었습니다. 책에서 4주 플랜을 단계별로 제시하는 이유도 이 전환 과정을 버틸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지방간(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NAFLD)도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란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상태로, 과당과 정제탄수화물의 과다 섭취가 주요 원인입니다. 내장지방이 쌓이는 사람일수록 지방간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고, 이것이 인슐린 저항성을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냅니다. 제가 달고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으니, 지방간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겠다 싶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핵심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간헐적 단식으로 인슐린 분비 억제 시간 확보
  • 정제탄수화물과 과당 섭취를 줄여 지방간 유발 원인 차단
  • 30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골격근 인슐린 민감도 유지
  • 서카디안 리듬(circadian rhythm) 회복을 위한 규칙적인 수면·기상 습관
  • 양질의 단백질 섭취로 근육량 유지

여기서 서카디안 리듬이란 빛과 어둠의 주기에 따라 작동하는 몸의 24시간 생체 시계를 의미합니다. 이 리듬이 깨지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과 그렐린의 균형이 무너져 과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출처: 국립수면재단 Sleep Foundation).

치트키는 없다, 하지만 방향은 달라야 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방법들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저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헐적 단식, 저탄수화물 식단, 운동, 수면 관리. 어디선가 한 번씩은 들어본 이야기들입니다.

 

다이어트에 치트키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 역시 결국에는 잘 먹고, 움직이고, 잘 자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뭔가 완전히 새로운 비법을 기대하고 이 책을 펼친다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방향이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체중계 숫자를 목표로 적게 먹는 다이어트를 반복하는 것과, 망가진 신진대사를 회복시켜 몸 자체를 바꾸는 것은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세 번의 요요를 겪고 나서야 이 차이가 왜 중요한지 몸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대사 회복을 목표로 삼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에서 분명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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